
2023년 3월 14일, 일본 입국으로부터 시작된 저의 워킹홀리데이가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금까지 개월차 별로 후기를 적어봤는데 사실 제가 그다지 감상적인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느껴온 감정들이 대단하게 풀어낼 건 없더라고요.
그래서 워킹홀리데이 1주년 기념 글은 지내온 소감이 아니라 저의 성격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워킹홀리데이 도전을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글을 남겨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입니다.
서브 컬처에 관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쓰긴 했지만 서브 컬쳐인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만화, J-POP, 지하 아이돌 등뿐이 아니라 어떤 분야든 일본에서 본인이 깊게 좋아하고 계속 파고들어 갈 수 있는 흥미를 가진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배우를 꿈꾸며 연극을 전공했습니다.
(모든 연극 전공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많은 연기자 지망생이 그렇듯 연기에 관련된 특기 몇 가지 외에는 외국어 능력도, 취업을 위한 자격증도 없는 한량이었죠.
그러다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20대 중반에 붙잡은게 일본어 공부였습니다.
통역사인 여자친구가 있었고, 당시 미스터 션사인이라는 드라마가 대히트를 쳤는데 몇몇 무명 배우들이 일본어 연기를 잘 구사하여 호평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었죠.
공부를 도와줄 능력자가 옆에 있고 때마침 일본어로 성공하는 배우들을 보니 '외국어 능력도 하나 갖추고 연기자로서 특기로 사용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유명 만화/애니메이션인 진격의 거인 외에는 그 어떤 일본 문화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냥 일본어 공부만 붙잡은 것입니다.
지금이야 이전에 비해 이것저것 관심은 더 많이 가지고 있지만
결국 저는 소위 말하는 '오타쿠'는 아닙니다.
그런데 일본에 와서 살아보니 이런 서브 컬처 문화를 포함해 일본 문화에 별 관심이 없으면 정말 정말 할 게 없는 나라이더라는 겁니다.
저같이 일본 문화에 관심도 없고 활달한 성격도 아닌 사람이 생활을 하기 위해 일본에 오면 굉장히 무료한 나날이 많고
결국 회사<->집만 왔다 갔다 하는 지루한 생활을 반복하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일본 워킹홀리데이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에 나설 분은 기왕이면 일본의 문화 중 본인이 깊게 즐기고 있는 분야가 있는 분이 추천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완벽주의자입니다.
실패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굉장히 부정적인 사람이고요.
이 성격이 일본어 사용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외국어 실력의 향상이라는 것이 어떤 말이든 뱉고 잘못된 부분을 캐치하여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 되는 건데
일단 저는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문장이 안 만들어졌을 때는 말을 많이 안 뱉어냅니다.
일본에 와서 회사를 다니며 일본어 회화 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것도 맞지만 완벽함을 우선시하는 성격 때문에 더 발전할 수 있었던 부분을 손해 봤다고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면에서도 외국인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습니다.
현지인들의 행동 양식을 뿌리 깊게 이해하고 행동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실수를 하게 되는데 완벽주의 성향의 사람에게는 이런 것들도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그 순간에만 문제였고 단 하루만 지나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일들이지만 완벽주의자들의 마음속에는 그때의 실수가 깊숙하게 박혀버리죠.
특히 외국에서는 외국어 사용 실수+행동 실수가 이중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완벽주의자의 외국 생활은 하루하루가 고달픕니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향의 사람보다는 조금 더 자기 자신의 행동선에 여유를 가지고 있는 성향의 사람이 워킹홀리데이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워킹홀리데이를 위한 준비 자금에 대해서 쓴 글이 있습니다.
일본 생활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도쿄에서 생활한다고 쳤을 때 월세는 아무리 저렴해도 5만 엔 이상이고 전기 가스 수도 요금은 한국의 2배 수준입니다.
거기에 한 달 식비만 더해도 월 12만~13만 엔은 기본으로 깨집니다.
너무 적은 자금을 들고 오면 정말 생고생만 하다가 조기 귀국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 글에서 추천한 대로 기초 자금으로 최소 800만 원~1000만 원을 준비할 수 있을 때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1번 항목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는 내용인데요,
일본 문화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경험하면 그것만큼 좋은 외국 생활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할 일 없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정해진 루틴대로 생활하고 할 일이 없으면 집에서 가만히 있는 걸 선호합니다.
이렇다 보니 위에서 언급한 대로 회사 <->집의 반복 생활입니다.
물론 저는 일본에 온 제0 목적이 비즈니스 회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일본어 회화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기에 이러한 생활 속에서도 저의 목적은 충실하게 달성되어 가고 있지만, 저보다도 더 어린 나이에 다양한 경험을 목적으로 일본 생활에 도전하시는 분이라면 최소한 본인의 성격과 체력이 하루 몇 시간을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여기저기 구경할 수 있는 활달한 성격인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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